잠시 후, 나는 차에서 내려 어두운 주차장 길을 오르고 있었다.
오늘 나는 새로운 행복감으로 하루 종일 들떠 있었다.
손님이 모여들고 내 예상대로 일이 굴러가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이던가.
그러나 지금 내 마음은 환희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다.
남편의 얼굴이 또 다른 번민을 던진 것이다.
그래?
남편의 눈빛이 나를 괴롭혔다.
출근하며 한 이야기가 멈칫거린다.
<5월까지만 강의하고 몇 달 멈춰야겠어.>
<왜, 그렇게 생각해?>
<그동안 너무 나태했어. 자료도 보강하고 메뉴 개발도 하고 해서 다시 시작할까 봐.>
그래? 그래?
그래, 난 남편이 세운 원칙을 깨뜨릴 수 없다.
내가 낮에 느낀 벅찬 감정은 가짜다.
진짜라면 이렇게 씁쓸할 리는 없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았다.
남편이 그동안의 강의도 훌륭했지만 재정비한다는 소리에 다시금
존경심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