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92

영국에서 펌하다.

6개월 출장으로 영국에 가기 전에 미용실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단발머리 펌을 했다. 그런데 펌이 점점 풀리고 머리가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영국에서의 6개월이 다 지나가고 있었다. 영국인 동료가 다니는 미용실을 선택했다. 영국 여성들은 펌을 잘하질 않는다. 정말 비싼 요금을 내고 나오니, 그저 생머리로 있을 걸 했다. 펌도 마음에 들질 않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2.08.01

생일 초 이야기

작년 이야기다. 내 생일 때 있었던 에피소드다. 초가 너무 많다. 블루베리와 초콜릿이 장식된 케이크에 내 나이만큼의 초를 꽂으려다 화들짝 놀라고 만다. 이 초를 다 꽂으면 케이크가 벌집이 될 게 분명했다. 서둘러 기다란 여섯 개의 초만 손에 들고 나머지는 봉투에 고이 넣어두었다. 여섯 개만 꽂아도 많다. 엄마 여섯 살이야? 아들 말에 웃고 만다. 가느다란 색색의 초를 꽂고는 재빨리 불을 붙였다. 다음엔 숫자로 만들어진 초를 사 오겠단다. 케이크 위의 촛불, 캠프파이어라니, 낭만적이지 못하다. 올해면 더 많이 꽂을 텐데 웃고 만다. 내일이면 내 생일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31

팔라우에서 보낸 추억

어느 해 여름, 남편과 막내아들, 이렇게 셋이서 팔라우로 여행을 갔다. 나머지 큰 아들, 둘째 아들은 방학 때도 학교 수업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다. 팔라우에서는 호텔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음식으로 고생한 것은 없었다. 해산물이 푸짐해서 한 가지씩만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다시 가 보고 싶은 여행지다. 함께했던 순간순간이 이젠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날들로 지나갔다. 아, 여름을 싫어하지만, 팔라우의 해변은 햇볕의 작렬이 더 할수록 신났다. 막내의 짓궂은 모습에 우리 부부는 항상 즐거웠고, 지금도 하와이 보다 팔라우를 더 기억함은 아마도 그 여름 더위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