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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잃은 친구
1with
2019. 8. 31. 01:00
그녀는 방 한가운데에 우뚝 선 채,
옷 어딘가에서 커다란 당근 색 손수건을
잡아 빼더니 오열하면서 눈물을 닦았다.
손수건은 이 상황에서 부끄러울 만큼 화려했다.
그녀는 웅크리고 앉았다.
나는 그때, 무딘 고통을 안고 살아가려면 위엄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배운 기분이었다.
그녀를 안아 일으켰지만,
부드럽게 살찐 몸이 마치 나방처럼 느껴졌다.
고아 취급당한 것이라 속상해하는 그녀,
이어서 그녀는 음습한 울음,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소리 죽인 울음,
마음을 쥐어뜯는 듯한 울음,
불 꺼진 방에서 흐느껴 우는 고아의 울음을 울었다.
어느 한순간, 부모를 황망하게 교통사고로 잃은
친구의 모습이다.
함께 슬퍼하다 지쳐 잠든 그녀를 누이고 그 집을 나왔다.
나도 부모를 여의면 저럴까 싶다.
두 배의 고통, 실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