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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마로니에 공원에서

1with 2019. 10. 1. 01:00



마로니에공원 걷고 싶어요.




친구의 오피스텔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대학로까지 왔다.

시원한 가을바람 속에 소풍 나온 병아리 같은 유치원 꼬맹이들의

비눗방울 같은 웃음소리가 마로니에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거리는 어느새 낙엽이 나부끼고, 가을 바바리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벽보마다 연극 포스트들이 어지럽게 붙어있었다.


친구와 나는 이 좋은 날, 좀 청승맞은 감은 있지만

마로니에 공원에 있는 커피숍을 찾아 유치원생들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는 수다, 없는 수다 모아서 떨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얼굴을 맡긴 친구는 커피 향을

음미하며 마시다 갑자기 웃음보가 터진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지만 친구의 유쾌한 웃음이

바이러스 되어 나도 함께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