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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

1with 2020. 1. 22. 01:00



작은배 / 조동진     다음 이미지 발췌




호수 위에 떠도는 작은 배가 있다.

찰랑찰랑 물이 닿을 때마다

작은 배는 이야기한다.


지금 나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물에 내가 다 젖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밤이 오면 나는 어떻게 빛을 밝혀야 하는지,

돌아오는 소리는 침묵뿐이었다.


물방울이 뚝뚝 흐르는 날,

작은 배는 맞닿은 물이 우는 것을 봤다.

그때 알게 되었다.

우는 얼굴은 자신이 아니라 호수였다는 것을.


작은 배가 웃을 때 호수도 같이 웃었고,

작은 배가 울 때 호수도 같이 울었다는 것을.


호수 위를 떠도는 작은 배가 있었다.

찰랑찰랑 물이 닿을 때마다 작은 배는 이야기했다.

우리 같이, 함께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