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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1with 2022. 2. 14. 01:00

 

한밤 중, 잠이 깨어 맑은 정신으로

좌정하면 천지간의 고요 속에 

삼라만상의 숨소리가 느껴진 사람이다.

 

읽던 책갈피 접어두고,

온누리와 함께 숨 쉰다.

 

아, 나는 지금 삶의 어느 모퉁이에 서 있는 걸까.

석양의 어느 산 모퉁이 언뜻언뜻 비키는

저녁노을처럼 고운 내 꿈 한 자락은

먼 산 허공 속에 아직도 나풀거릴진대...

 

나는 지금 여기 흐르는 세월 속에

못처럼 박혀있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능성이,

이 낯익은 풍경마저

때로는 낯설다.

천변만화의 자연이 없었다면

내 삶은 얼마나 고즈넉했을까.

 

새벽 한기가 몸에 스며든다.

따뜻한 차 한 잔이 제격 이리라.

한 밤 중, 깨어있는 이 시간이

바로 내 삶이 깨어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