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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충만함

1with 2018. 11. 2. 01:00






날씨가 좋아 친구가 관리하는 그의 교회 텃밭에 갔다.
행주산성에 있어 가끔 이것저것 얻어 오기도 한다.
배추가 잘 자랐다.
가을이 됐어도 한낮의 기온이 많이 올라가 더 잘 자라고 있다.
배추밭을 둘러보는데 잎사귀에 구멍이 숭숭 나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배추벌레가 열심히 갉아먹고 있다.
친구가 선물이라며 손을 내밀어 보라기에 손을 펴니 배추벌레를 잡아서 손에 올려준다.
깜짝 놀라며 물었다.

<나는 안 보이는데 너는 어떻게 봤어?>
친구는 <잘 보면 보여>라고 답했다.
잎도, 벌레도 똑같은 색이니 신기할 법도 하다.
하지만 잘 보면 보인다는 대답 외에 지금도 다른 대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봄에 취나물을 뜯으러 산에 가면 고사리를 볼 수 없다.
옆에 있어도 말이다.
또 고사리를 뜯으러 가면 취나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의식의 지향성이다.
하나만 집중해야 하는데, 어렵다.
우리의 의식은 하나만을 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