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stop신호

1with 2018. 11. 19. 01:00


잠시 STOP



생 어느 때, 훅 하고 ‘STOP’ 신호가 점등하는 순간이 있다.

‘멈추라’는 사인은 거리에서 쉽게 만나는 횡단보도의 신호등과 차이가 없다.

빨간불이 점멸하면 멈출 시기다.

다른 게 있다면 시간의 차이다.

거리의 신호등이 기계적으로 전진 Go과 멈춤 Stop

사인을 반복하는 반면, 인생의 신호등은 일정 시간의 반복성을 갖지 않는다.

어느 때는 빨간불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켜질 수 있다.

‘멈추라’는 사인이 깜빡거림을 지속했다.

익숙한 걸음을 멈춰야 했다.

한편으로 너무 익숙해서 다른 길을 걷고 싶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길이 어느 방향인지 알지 못했다.

문득 찾아온 Stop 사인을 장편 영화의 예고편이라 생각하면 작은 위로가 됐다.

인생 전반전을 잠시 멈추고 다른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때로 Stop 사인은 기회와 연결된다.

특히 긍정성을 가진 인간일수록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현실만 따져보면 다음 인생이 근사한 쪽이 될 확률은 낮았다.

과거를 보면 현재를 알고, 지금을 보면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을 생각할 때 그렇다.

돌아본 과거는 그렇게 힘이 들지 않았다.

가능한 편한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가능한 편한 쪽이란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 기대었다는 것, 둘째는 남이 괜찮다고 하는 길을 걸었다는 것.

주어진 성적에 맞춰 학교를 다니고, 남의 규칙에 적당히 나를 길들이고, 밥벌이에 연연하고,

그렇게어쩌다 어른이 되고. 그러다 잔치는 끝이 났다.

가진 무기가 별로 없었다.

애매하게 나이 들고, 볼품없고, 쓸모없고. 인생의 삼중고에 시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