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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커피 사랑 한 자락,

1with 2019. 2. 3. 01:00





남편은 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긴 꼭지가 달린 스테인리스 주전자의 주둥이를 커피가 가득 담긴

드립퍼 위로 기울였다.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가 몸을 펴듯

커피 향이 어수선한 주변을 차분하게 채워갔다.


이것보다 훨씬 더 간편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뭐랄까, 문화의 가장 중요한 점은 전파에 있으니까,

그것은 나쁜 건 아닐지 모르지.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끝없는 발전만을 추구한다는 거야.

기계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드는 거지.

뭔가를 파는 것에만 목적을 둔 사람들,

문화가 간편하게 전파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렸어.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 의식을 행하면서 지친 영혼을

위로하려 했거든.

하지만 이제 아무도 커피하우스에서 영혼을 위로받으려는 사람은 없어.

기계에서 나오는 커피로는 장사밖에 해결되는 게 없거든.

어떻게 됐든 중요한 사실은,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영혼은 위안을 받지 못한다는 거야.


남편 얘기에 귀 기울이다 뵈, 새삼 존경스럽다.

언제 저렇게 커피 박사가 다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