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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를 또 만나다.

1with 2019. 2. 20. 01:00





친구 만나고 돌아와,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말끔하게 샤워를 한 다음,

<리플리>를 컴퓨터 CD롬 드라이브에 널었다.


톰 리플리의 심란한 얼굴이 첫 화면 위로 떠오른다.

저런 얼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잘못된 행복을 추구하다가 불행에 빠진 얼굴,

완전무결한 고독과 소외의 얼굴,

헛된 열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안식이 아닌 타락의 평온함을 맛보는 얼굴,

어딘지 우리 청춘들 얼굴과 비슷한 데가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미 그런 얼굴을 하고 있다.

현실은 암울하고, 미래도 암담하다.

그리고 그들은 침묵 속에서 이미 어두운 미래를 인정하고 있다.

지구에 남은 인생이란 두 가지뿐이다.

행운을 낭비하는 디키와 행운을 노리는 리플리.

그 중간도 아니고, 그 끝도 아닌 어떤 공간에서...

그건 모두 인간이 정해놓은 일종의 룰에서 비롯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