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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물려 준 책들

1with 2019. 4. 21. 01:00



서재 이미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구글 이미지 발췌




아버지는 시골 학교 선생님이었다.

많은 분이 지금도 선친을 '늘 손에 책을 들고 있었던 분'이라고 기억을 한다.

돈이 귀하던 그 시절, 돈만 생기면 아버지는 책방에 가서 밀린 외상값을 갚고

책도 하나 새로 끼고 오셨다.

'너희 아버지 책 사는 바람에 내가 아주 못살겠다.'라는 어머니 말씀에

저는 아버지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10년 전, 아버지께서 백내장 수술하시면서 나에게 엄청난 양의 책을 물려주셨다.

가난한 선생님이었지만, 장서가 많은 선생님 가운데 한 분이셨다.

나도 그 물려받은 책을 끌고 다니느라 남편하고 여러 번 다투었다.

이사 짐을 옮길 때마다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책이다.

무거우니까 큰 짐이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책은 나에게 있어서 그냥 책이 아니고,

아버지의 눈물이오, 아버지의 영혼이다.


힘든 시기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책을 펼쳐보면,

그곳에서 밑줄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서 나는 살아있는 숨결과 말씀을 느낀다.

그 밑줄의 위대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모든 책에 밑줄을 긋는다.

지금은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그 밑줄이 나중에 그것을 읽을

내 아들, 손자, 손녀, 내가 아끼는 후배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