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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친구2 소개
1with
2019. 7. 30. 01:00
<바보, 멍청이, 얼간이, 등신...>
주연이는 한바탕 욕설을 퍼붓고 나서, 수화기 너머로
7월의 빗줄기가 천장을 때리는 듯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녀는 상당히 좋은 환경에서 자란 데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우아한 품행을 지닌 여자였지만,
욕설과 관련된 어휘도 상당히 풍부했다.
그것이 그녀의 안 좋은 버릇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다만, 나와 둘이 있을 때만 그런데,
결국 나를 편하게 생각해서라기보다는 우습게 여겨서 일 것이다.
많은 모임의 간사, 총무, 심사위원 역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스스로 카운슬링 전문가에 어울리는 위엄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 아래 시시한 뜬소문 따위는 손끝으로 짜부라뜨릴 만한 관록이 있다고 믿었다.
그 때문에 자신의 단정치 못한 행실이 누설되어 동료들 사이에서 좋은
가십거리가 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람 좋고, 재능 없고, 세상 물정은 몰라도 너무 몰라서 어째 드러내지 않고
사는 게 용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브레인 트러스트를 두고 싶어 한다.
그래도 때때로 은혜와 같은 하늘의 계시로 인해 신들린 듯한 직관력이 생겨날 때도 있었다.
그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주위를 놀라게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무심결에 내뱉은 쓰레기라는 말에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갖가지 바보 같은 여자의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 그녀도 무의식 중에 남에게 상처를 주었다.
하지만 뭐, 그건 아무래도 좋다.
그것은 다 그녀와의 우정 위에 피어난 곰팡이 같은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