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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권력을 획득함으로써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은 것처럼
경제학자들은 사회 문제를 경제로 풀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거시경제학이든 미시경제학이든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사회 문제를
경제 문제로 보고 거기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으려 한다.
그러나 권력이든 돈이든 또는 기술이나 문화든 그것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는 있으나 전부는 아니다.
과연 권력만 획득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세상이 바뀔까?
나는 오랫동안 권력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라
오히려 그렇지 않음을 너무나 실감할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를 하고 새로운 정권이 창출될 때마다
세상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권력을 획득해서 이 사회를 뿌리째 바꿔 놓겠다는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고 순진한 생각인 것이다.
한편, 호황도 겪었고 굴욕적인 IMF도 겪었지만 경제가
이 사회를 본질적으로 바꿔 놓지는 못했다.
한복 입다가 양복 입고, 상투 틀다가 머리 자르는 것만큼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현재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이 즐기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문화생활을 하지만 그것이 그들과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낼까?
기원 전이든 천 년 전이든 지금과 얼마나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