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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늦은 결혼을 한다며 예비 남편과 함께
선배인 우리들 세 명을 찾아왔다.
예비 신랑은 <안녕하세요. 처음 봽겠습니다.>인사를 한다.
고작 그 말을 하면서도 곧게 뻗은 콧잔등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비굴하다 싶을 만큼 심약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눈가에 주름을 새겼다.
무거운 어조에 벽촌의 몽매하고 완고한 농민의 성벽性癖을
시사하는 듯한 굵고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을 하면서도 스스러워하는 듯한, 지시를 바라는 듯한
표정으로 예비 남편을 돌아보며 눈부신 듯 웃었다.
연인끼리의 눈짓이라고 할 만한 요염한 풍정은 전혀 없고,
마치 곰이 여성 사육사의 안색을 살피고 있는 듯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대외적으로도, 이제부터는 둘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결혼이다. >
<결혼이란 것은 엄청난 일이다.>
<맹세하고 내적으로도 그 맹세를 끊임없이 서로 확인하는 것이다.>
우린 돌아가며 축하하며 한 마디씩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