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미지 발췌
카페 창가로 자리를 잡았다.
실내는 페치카에서 활활 타는 장작불로 훈훈하게 덥혀져 있었다.
벽면 전체가 통유리로 된 창밖으로 보이는 발가벗은 나무들이
겨울비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나는 커피를 시킬까 하다가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코코아를 시켰다.
친구도 따라서 같은 것을 주문했다.
준비되는 동안 우리 두 사람은 하늘에서 뭔가 내리는
창밖만 쳐다볼 뿐 서로 말이 없었다.
코코아가 나오자, 나는 친구의 잔을 앞으로 먼저 밀며 입을 열었다.
그 순간을 기다린 듯 친구는 이후 폭풍 수다로 이어진다.
친구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나는 탁자에 두 팔꿈치를 얹고, 손바닥에 턱을 괴고,
손가락에 코코아 잔을 걸쳐 연신 마시며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기분 좋은 만남은 저녁때가 될 때까지 이어진다.
이제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친구에서 주부로 변신(?)하여 밥하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