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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싼 물건이나 보잘것없는 음식을 일컫는
옛 속담 '싼 게 비지떡'
그러나 이 속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싼 게 비지떡이란 말엔 전혀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충북 제천의 봉양면과 백운면 사이 고개인 박달재는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박달재 근처 산골 마을엔 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들렀던 작은 주막이 있었다.
박달재 고개 주막의 주모는 하룻밤을 묵고 길을 떠나는
선비들에게 늘 보자기에 싼 무언가를 선물로 주었다.
선비들이 <싼 것이 무엇입니까> 물으면 주모는
<싼 것은 비지떡입니다, 가다가 출출할 때 드세요> 라고 답했다.
즉 이 말은 보자기에 싼 것이 콩비지로 만든 떡입니다란
의미가 담긴 대답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비지떡은 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비지에 쌀가루를 넣고
소금 간을 해서 빈대떡처럼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속담에서는 배려와 정을 느낄 수 있다.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 먼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
비지떡을 보자기에 싸서 전했던 산골 마을의 주모.
<다들 과거 급제해서 꼭 성공하시게나.>
누이의 마음으로 이런 바람을 도시락에 담지 않았을까?
<싼 게 비지떡>, 지금은 하찮은 물건을 이르는 말이지만
오래전엔 가진 건 없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나눠 주는
따뜻한 정이 담긴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