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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의 모나리자, 페르난도 보테로

1with 2020. 6. 20. 01:00

 

 

 

위의 그림은 콜롬비아 태생으로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는

화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1932~)가 그린

<12세의 모나리자(1959)>이다.

 

작고 통통한 입, 옆으로 퍼진 눈, 마치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은 듯

부풀려져 뚱뚱함과 양감이 강조된 과장된 인체비례는

페르난도 보테로 회화의 트레이드 마크다.

 

"예술은 일상의 고됨으로부터 영혼을 쉴 수 있게 해준다"

 

보테로는 옛 거장들의 걸작에서 소재와 방법을 차용하여

패러디한 작품들을 선 보이기도 했는데,

 

이들 고전을 특유의 유머감각과 해학으로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함으로써 라틴 아메리카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시대의 살아있는 거장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12세의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를

익살스럽고 경쾌한 색감으로 패러디한 작품이다.

 

1961년 뉴욕 현대미술관이 이 작품을 구입해 화제가 되면서

단번에 보테로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림을 보면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보테로는 이 그림을 모나리자'라고 명명한 사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느날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청소 담당자였던 마리아에게 이 그림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모나리자'를 닮았다고 했다.

그 분은 그림이라고는 '모나리자' 밖에 몰랐거든요."

 

보테로는 미소를 짓고 있는 풍만한 소녀의 모습을 통해 '모나리자'가 지닌

고귀함이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살짝 걷어냈으며

 

원작을 비트는 시도로 오랫동안 우상처럼 각인되어 온 아름다움의

프레임을 톡톡 건드리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과한 채 외모만 보고 거부감을 갖는

현명함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뚱뚱해서 아름다운 이 그림은 회화보다는 일러스트에

가까워 보지만, 보테로가 표현하려고 했던 입체양식은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발상이다.

 

보테로의 작품세계는 지중해 빛 눈부신 태양이 이글거리는

열정만큼이나 꿈꾸듯 화려하게 일탈의 미학을 즐기며

오늘도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雨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