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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앞에 선 박문규의 여정, 블로거 박문규 시인님의 책을 읽고

1with 2021. 6. 19. 01:00

 

 

블로거 상에 많은 분들과 교류하며
서로 취미의 결과물을 교환한다.

난 딱히 건네드릴 것이 없어 가끔 남편의
커피 로스팅한 것을 선물로 드리기도 한다.

박문규 님도 블로거상 친분으로 어느 날 주소를
물으시곤 자서전을 한 권 보내셨다.

받곤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
재미가 쏠쏠했다.

회사원 신분으로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였다.

 

몹시 웃기면서도 짙은 페이소스를 담은 작품들을 만나기

쉽지않다.

작가 특유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글들이 나열된다.

저녁에 밥하는 내음이 퍼지 듯 시인님의 자서전도
멀리멀리 매료되어 퍼지길 바랄 뿐이다.

 

자칫 어렵고 힘든 일, 괄시 받는 직업이 될 수 있는 일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자신이 부여한 그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통쾌함과 유쾌함을 유발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해 보이는 일들에 대한 속 시원한 변명,

그리고 작가는 그 이야기의 끝에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 우리를 안심시킨다.

세상의 모든 들을 위한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될 듯하다.

전쟁 통에 피난을 가며 겪은 아버님의 단상을 바탕으로
굴곡 있는 우리네 삶을 반추 하 듯 일필휘지로 그려냈다.

글이 미려한 것도 아니고, 개콘같이 톡 쏘는 재미는 없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감은 나도 알 턱이 없이 넘겼다.

반짝이는 특별함이 솔솔 들어갔다는 뜻이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
교정을 안 본 듯한 글들이 나의 직업정신(출판사 편집장이었다.)을
위배하지만, 그래도 문맥은 이해가 가능했다.

이해를 돕는 사진이 담겨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역사도 이해되고, 어린 시절 우리나라 생활상들도 
알기 쉽게 엮어 나갔다.

등장인물이 강렬하진 않아도 꼿꼿한 양반의 핏줄다우신
아버님과 자애롭지만 며느리 시집살이도 시키신 어머님을 보며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많은 형제들의 우애도 돋보였고, 작가의 살아온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속물 되기에 패배한 잉여가 아니라 속물 되기를

거부한 자발적 잉여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그곳에 가면 분명 아름다움이 있을 것 같았다'란

느낌으로 엮은 연애시절의 솔직한 이야기들,

가슴 두근거리며 읽어내려갔다.
누구나 한 번쯤 미친 듯이 아름답게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스포츠 정신이라는 게 그냥 일반 스포츠 정신이 아니라

뭔가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런 것이다.

에너지, 혹시나 많은 사람의 몸에 잠재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폭발적인

어떤 에너지를 쓸 수 있다면 뭔가 타파가 되지 않을까.

작가도 그런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오늘의 작가가 있게끔 한 원동력이다.

 

지혜는 어떤 재산보다 중요함을 작자의 군 생활을 보며 다시금 느꼈다.

 

어쩜 우리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가 각자 다른 곳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해도

어쨌든 포기 하지 않고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남들과 똑 같은 것은 싫어하시는 것 같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다. 좋은 의욕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말재주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말의 힘에 주목하길 제안한다. 

남을 이기고 뭔가를 얻으려는 말하기가 아니라, 

내가 성장하고 남과 나누기 위한 말하기를 잘하려는 의욕을 불태우라는 것. 

노을 앞에 선 박문규의 여정의 밑바탕이다.  


짧은 소견을 올리려니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