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무르익어 가는 봄날 강화도 대명항 포구를 찾았다.
내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사람이 누구인가?
남편밖에 없다.
요즘 시어머니 건초염으로 두어 달 고생하셔서
끼니때마다 밥상 차리고, 목욕시켜 드리고,
물리치료차 뜨거운 물 두 가지로 나누어 대령한다.
또 때마다 병원 가랴 바쁘다 보니 짜증 부릴 때도 있었다.
남편의 배려로 강화도까지 가게 되었다.
자연의 혹한에도 생명의 끝을 끊이지 않고 이어가는
봄이 갸륵하고 기특하다.
시간 다스리는 인간의 굴레 아래 걱정과 원망, 후회가
사라진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택하나 보다.
저절로 시를 읊게 되는 추억 한 자락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곳, 이제 독립들 해서 함께 하기 힘들지만,
때때로 생각난다.
판사, 검사, 의사 공통점은 통증을 위로하고 고쳐주는 일이다.
남편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난 살면 살수록 죄인 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남편은 비유와 상징이 습관인 정적인 사람이다.
왕관을 쓰고자 하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하 듯,
남편은 그 자리에 알맞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위로와 힘들 때 함께 나누는 좋은 친구다.
말을 바꿔서,
대명항 포구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건어물부터 수산물, 젓갈까지 장 볼 것이 수두룩하다.
젓갈을 좋아하는 우린 건물 중앙문으로 들어서니
친절한 남성분이 부담(?)안 가게 친절하게 말은 전한다.
한 바퀴 돌다 첫 가게로 발걸음을 옮겨 젓갈을 시식하고
두 가지를 샀다.
푸짐하게 올려주는 주인장 덕에 마음이 봄꽃처럼 환해졌다.
더불어 멍게젓을 좋아한다고 하니, 서비스로 담아 주셨다.
인심까지 얻다 보니 기분이 따사로운 햇살 만난 것 같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차를 집 방향으로 돌렸다.
어머니 밥상 차려야 함에 저녁노을 볼 생각도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