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에서 부쩍 잦아지는 비 소식,
촉촉하게 젖은 텃밭에 가 본다.
간밤 내린 빗줄기에 통통하게 물오른
딜을 한 줄기 째 뜯는다.
잎사귀에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초여름의 옅은 향기가
틈새로 스민다.
싱그러운 딜을 드레싱에 버무려 아삭한 오이와
함께 빵 사이에 넣곤 한 입 물면 세상이
온통 초여름이다.
샌드위치를 조각내자 여름의 단면이 드러난다.
시드르 한 모금에 입천장과 혀 끝으로
피어나는 기포는 여름으로 위한 축배가 된다.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