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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월의 어느 날, 일기

1with 2022. 7. 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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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돌아오는 길이 좋다.

복잡한 길을 걷는 것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달리는 자동차들과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지나치는 걸 겁내지 않고 걸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저녁이 오면 더 좋다.

그러나 난 이런 시간을 자주 못 가진다.

저녁 준비로 집엔 5시 이전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엔 사람들을 자세히 볼 수 없어 더 좋다.

걷는 이들은 뭔가에 쫓기듯이 점점 더 빨리 나를 지나친다.

다가온 순간 벌써 저만큼 멀어져 있다.

그런 시간에는 아무도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아니 내가 그곳에서 무얼 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이들은 사랑스럽다.

그 순간에 일종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걸 보면서 행복하다.

 

어둠이 내리는 거리를 혼자서 걸으며 노래를 불러도

아무도 그런 나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세상이 여전히 돌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아무도 나를 눈치채지 못하지만 나는 그들을 본다.

그것은 신기하게도 바람이나 바다가 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