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는 못 읽지만 옛날 책은 표지가 예뻐서 구경하고 보면 시간이 저절로 간다.
바로 옆의 가로로 된 그림책은 자신을 뽐내듯 색감이 빛난다.
난 어쩔 수 없이 빛나는 색감에 이끌려 책장을 팔랑팔랑 넘긴다.
색채며 일러스트가 매우 근사하고 마음이 쏙 빼앗겼다.
십 수년 전 그림쟁이 후배가 자기 딸을 위해 손수 한 권만 만든 책을 보았을 때
그 책을 흠모했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샀으면 좋았을 걸 하고 돌아와서야 생각했다. 사고 싶을 때 쿠바는 멀다.
조금 전 본 책을 사자니 너무 비쌌다.
사고 싶을 때 안사면 다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