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미지 발췌
몇 년 전 글을 재구성하여 올립니다.
어느 글을 봤는데
단 것은 살을 찌우고, 신 것은 뼈를 기른단다.
매운 것은 힘줄을 키우고, 쓴 것은 기를 북돋운다.
짠 것은 맥을 뛰게 한다.
한여름 땀을 많이 흘리면, 맥이 축 쳐진다는 말을 뒷받침 해 준다.
동료들과 얘기 중에 내게 체중을 줄이라는 제안을 한다.
모두들 휘트니스며 싸이클이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한다.
그러나 나에겐 주치의만 네 명이다. 그들이 공히 나에게 준
디렉션은 운동도 제2의 상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모든 것이 멈춘 상태다.
여기 저기서 다이어트다 미용이다라며 신경을 쓰는데 난 건강이 최고란
말을 모토로 꿋꿋하게 내 살들을 지키고 있다. 사실 변명이지만...
작은 걸음들도 모이면 호흡이 가빠오고 젓산이 오르는지 피로감이 몰려온다.
사고후유증으로 불량해진 몸둥아리다.
그래서 일까? 먹는 것이 주는 즐거움에 육신의 불편함을 대체시킨다.
주말이면 냉장고 손잡이는 덕지덕지 내 지문투성이다.
주방에 들어서면 즐거움이 솟구치는 것은 당연하다.
주방기구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자신들을 사용해 달라고 몸부림치는 것 같다.
생선을 보면,
먼저 무를 푸욱 고아서 물컹해지면 생선과 함께넣고 양파와 갖은 채소에
양념장 올려 두껑열고 잠깐 끓이다가 다시 닫고 끓인다.
고슬고슬한 밥위에 올리면 그 맛이 남편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착실한 맛이다.
양념에 잘베여 푹 익은 무의 깊은 맛은 시름을 잊게 만든다.
구이도 또 어떻고..노릇노릇 구워서 살을 발라서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입안에 퍼지는 그 고소함이란 머리속 문제가 삼십육계 줄행랑치고 없어질 정도다.
주방베란다에 한 자리 잡고 있는 감자박스를 보면,
잘 깎은 감자를 커다란 중국후라이팬(웍)에 넣어 삶아서 으깨고
양파는 잘게 다져서 준비한 후 냄비에 버터를 녹이며 다진 양파를 살살 볶는다.
이후에 으깨어 준비한 감자를 넣고 물과 우유를 반반의 분량을 넣고 후추, 소금 간하여
나무주걱으로 살살 저어주며 끓인다.
타락죽도 형님하고 물러날 맛이다.
감자하면 감자전을 빼 놓을수 없지..감자(5개)를 갈아서 밀가루 조금(어른 수저1스푼) 넣고 섞어서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글지글 구워 그 위에 빨간고추
몇 조각으로 모양내고 갈색옷 입힌양 구워내면 그 감칠맛이 막걸리를 부른다.
진간장에 까나리액젓 아주 조금 식초 약간 다진마늘 다진파 다진 청양고추 조금
통깨 고추가루 넣은 양념장에 찍어 먹어보라.
비가오면 더 좋고 아이들 간식으로도 그만이다.
아니 내 간식으로는 더 좋다.
이 좋은 것들을 어찌 다이어트란 명분에 바칠 수 있으랴. 내 오감인데..
난 먹는 즐거움에 오늘도 존재한다.
그래서 주방은 누구에게도 양보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