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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우리집 방패

1with 2018. 1. 23. 05:35

큰신발로 키크는법 

                                                     다음 이미지 발췌



추측이지만, 큰아들 덕분에 이야깃 거리가 만들어졌다.
아파트 거주하고, 가족 수가 일곱이었고 일산 아닌 서울에 거주하던  몇년 전 이야기다.
 
가족 수가 많았고 아파트 3층이라는 점, 일일이 문을 잠그고 하는 일이 번거로워
묵인하에 잠금장치를 열어 놓고 다닌다.
현관문을 정상적으로 잠그는 일은 가족 전원이 귀가한 다음이다.
 
어느 주말, 부엌에서 나물을 다듬고 있었다.
모두 나가고 아무도 없는 오후, 가족들 중 누구도 그 시간에 들어올 사람이 없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유난히 살며시 열림이 들렸다.
조금 전에 나간 막내가 뭘 놓고 갔나보다 하고 내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문 열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나가보았다.
뒷모습의 끝자락이 우리 아이가 아닌 어른의 모양새였다.
 
주말 낮이었지만, 겁이 더럭 났다.
그러나 왠 호기심?
바로 문을 빼꼼이 열고 밖을 살피니, 계단으로 황급히 내려가는 모르는 남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공포감에 발이 바닥에 얼어 붙는것 같았다.
순간 문을 잠그고, 베란다 쪽으로 가서 밖을 다시 확인했다.
시커먼 남자의 모습은 엘리베이터에서도 목격되지 않았던 생소한 사람의 것이었다.
 
그 사람이 현관문을 열었다 나간 이유가 뭘까?
사람의 기운을 느껴서일까?
그러나 큰 아이의 운동화와 슬리퍼가 현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곤, 바로 저것 때문이구나 싶었다.
큰아이는 185Cm 에, 그당시 체중이 100kg 이 넘었었다.  
신발은 300mm 로 항공모함 수준이었다.
 
아마 그 좀도둑이 아이의 신발을 발견하고 지레 겁먹고 뒤돌아 도망친 것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아파트 1층 현관을 다른 입주자의 출입에 묻어 들어온 것이리라.
 
서울 한복판은 아니지만, 주거지에 도둑이라니...섬뜩한 일이었다.
 
뉴스마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상해치사 얘기에 남의 일 같지 않아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경기가 나쁠수록 그런 좀도둑이며, 일반 서민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뉴스는 봇물이 되어 사회부 기자들 일감만 높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지만, 이후엔 현관문을 잠그게 된 이유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치안에 천국은 마감이 된 모양이다.
내 집, 내 가족은 스스로 지켜야 하는 시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