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가능성

 
결혼 후 2-3년 지내고 남편의 도박과 폭행으로 이혼한  한 후배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사랑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상당한 호의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내 후배가 속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녀가 결국에는 환멸을 느끼며 괴로워할 것으로 짐작했다.

내가 그런 심정을 말하자 후배는 <너는 사랑했던 사람이 별로 없구나 라는 말보다,

너는 사랑했던 사람이 아주 많구나 라는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믿는다>라는 말처럼 사랑은 사람을 <믿는 것>이다.
사랑은 그들 속의 잠재력을 보는 것이다.
사랑은 가장 볼품없고 가치 없는 사람을 택해서 그 사람을 아름답고 은혜로운 걸작품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만약 사랑이 잘못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신뢰하고 기대하는 방법에서 잘못된 것임이 분명하다.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볼 때 우리는 경계해야 하며 <뱀 같이 지혜로워야>한다.
하지만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에게는 끈기 있게 사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는데,

우리는 지나치게 경계하고 신중해져서 믿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현혹되고 속는다 해도 그것이 우리에게 끼치는 실질적인 해악은 별로 없다.

누군가를 믿었다가 마음이 아프게 되는 편이 아예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것보다 낫다.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사랑했다가 잃는 편이 사랑 한번 해보지 못한 것보다 낫다>라고 썼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사랑은 사람들의 현 상태를 넘어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