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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같은 것이

1with 2018. 2. 23. 08:07

양정승 - 밤하늘의 별을... [가사/자동재생/반복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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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같은 것이 내 몸속을 달린다.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나 하는 생각에 멈춘다.
하루를 이틀을 그에게 온전히 바치며 지나온 시간들
당연한 소리여서 멋도 맛도 없다 할 것이다.
 
나의 언성은 한 옥타브나 튕겨 올랐다.
전화기로 파고드는 언쟁.
그러나 나는 그를 영원히 아무에게 주기 싫다.
그리고 나 자신을 다른 누구에게 바치고 싶지도 않다.
 
눈에서는 기름기가 없어지고 광물성의 빛이 발하고 있다.
아무 표정도 없이 장승처럼 서 있으니 눈에서 눈물이 와르르 흘러나왔는데,
눈 안에 그렇게 많은 눈물이 있을 줄 몰랐다.
그렇게 많은 눈물이 있었다면, 진작에 조금만이라도 흘렸다면 지금 와르르는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주위는 아주 밤이 되고, 하늘에서는 모든 별들이 나와 앉아서 소리 없는 아우성 소리를 치고 있었다.
하늘은 쭉 퍼졌고 땅이 꾸겨들었다.
 
불쑥 그런 말을 늘어놓는 것은, 자꾸 끊어지는 대화를 잇기 위해서인 것이기도 했건만,
몰라주는 사람이었다.
그는 문법학자인지 말을 낱말 낱말 끊어서 느릿느릿하게 흘려내는데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