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땐 결혼에 목마르고, 결혼하고 나면 연애시절이 그리운 법.
이럴 땐 연애시절 뿌리던 향수 또는 화장품을 사용한다.
코끝에 살짝 닿는 그리운 향기만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없다.
그리고 연애시절 모드 돌입!
잦은 해외출장엔 반드시 면세점에서 지갑을 열어 화렌하이트를 사야만 했다.
즐겨 사용하던 향수가 남성용 향수라면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본다.
Fahrenheit 화씨란 뜻도 있다.
전체적인 향의 느낌
탑 노트
만다린에는 노란색, 녹색, 그리고 적색의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서로 다른 농도로 맛을 내는 열매를 맺는다.
만다린 에센스는 상쾌한 과일향의 시트러스 노트를 표현한다.
만다린은 오 프레쉬, 화렌하이트, 듄, 그리고 디올, 어딕트, 오 드 퍼퓸의 탑 노트로 사용되어
하트 노트
바이올렛의 감각적인 향은 화렌하이트의 하트 노트로 사용되어 놀라운 향을 표현한다.
베이스 노트
레더: 레더 노트는 본래 러시아 가죽의 향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유래된 것으로 경기병 부츠에 사용되던
자작나무 껍질에 무두질을 한 가죽이다.
자작나무, 소합향 등을 태운 스모키 향을 내면서 화렌하이트의 드라이 향을 만들어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 친구는 깊은 숲에 눈을 감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는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듯하다.
20년 이상 사랑하던 향수이었기에 주변 사람들은 저 향을 맡기만 해도 주변에 내가 있나 두리번 거린다고들 한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나의 대명사 같은 향수다.
화장을 끝내고 은밀한 곳에 뿌리는 향수는 파도의 포말처럼 하얗게 나를 감싸고 휘감는 향에 취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두둥실 떠오르게 만든다.
이런 사랑을 어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으랴?
화렌하이트에 대한 내 사랑은 그렇게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그리고 화렌하이트는 한 번의 배신도 없이 나를 지켜주었고, 구속력 있는 파워도 있었다.
그는 바람둥이들을 싫어했고, 짧은 스커트의 숫처녀는 힐긋거림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법도 없고, 싸구려처럼 굴은 적도 없다.
옹졸하지도 않으며 너그러이 모두들 부를 수 있는 능력자였다.
해외 다운타운마다 광고판에 자신의 얼굴을 알리지만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지는 않았다.
귀족처럼 행동하고 오히려 어중간한 중개인들 기를 납작하게 죽여 놓기도 했다.
그와 동행하면 티켓팅 때 클럭들이 화렌하이트 좋아하나요?라고 친구처럼 대하기도 한다.
친밀감도 선사하는 괜찮은 친구다.
여간해서 여타 여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본 적 없다.
화렌하이트를 곁에 하면 공주는 아니더라도 옹주는 된 기분이다.
그의 본은 오 드 뚜왈렛
기품 있는 집안 태생이다.
즉 뼈대 있는 가풍에서 태어났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번 뿌리면 향의 지속성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
까다로운 프랑스 가풍을 이어받았을 법한데도 그만은 온유한 성품이고 반듯하다.
이만하면 화렌하이트를 사랑하기 세월이 아깝지 않았다.
아, 그리고 지금도 간간이 애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