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이원수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 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피던 봄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병원에 정기적으로 약 타러 갔다.
병원 벽에 곱게 붓글씨로 쓰인 곳에 이원수 님의
겨울나무가 시원함을 대신하길래
사진으로 찍어 들고 왔다.
그 생각에 오는 차 안에서 내도록 보고 또 보니
저절로 암송까지 되더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