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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한 친구 상희

1with 2018. 9. 23. 01:00



                                                                                                                       오스트리아 빈에서 왼쪽 딸 지영과 오른쪽 상희 모녀



스멀스멀 올라온다.

가을의 색, 노랑빛이 올라온다.

비바람이 세상을 휘감는다.


상희는 50대를 같이 버티고 있는 좋은 친구다.

추억은 박제되어 있을 때 아름답다지만,

이 친구는 자주 소환한다.

내가 이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오랜 연륜과 지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만나면 동글동글한 행복이 알알이 맺힌다.

언어는 문화의 기반이다.

자신의 주장들을 있는 그대로,

세속적이기보다는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비유와 은유는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말할 줄 아는 정말 사람답게 사는 상희가 때론 부럽다.


상희는 IBM 동기였고, 그다음엔 스탠다드 차타드 뱅크로 이직,

승승장구하더니, 부행장까지 지내며 제일은행과의 합병을 마치고 재작년에 퇴직을 했다.

이젠 출장이 아닌 휴식으로 여행으로 유럽을 제집 드나들 듯 다닌다.

부모님과 자매들도 모두 캐나다와 미국에 살고 있어 국제적인 가족이다.


그녀는 탁월한 심미안과 세련된 취향을 가졌다.

마음은 백옥이다.

우린 서로에게 태산 같은 존재이다.


상희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허난설헌 시의 눈에는 보이나 손으로는 잡을 수 없음을 뜻하는 수월경화다

즉,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같은 여인이다.


신앙의 중심에선 상희 자체가 예술이 된다.

믿음이란 선물도 가진 친구다.

봄과 겨울에 비하면 다소 어둡지만,

가을꽃들도 나름 색이 다채롭다.


상희 넌 내 추억에 담겨있어. 누구처럼 함부로 사라지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