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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소리 들리나.

1with 2018. 11. 22. 01:00


귀를 보호하는 귀지 후비지 마세요  다음 이미지 발췌




예전의 나는 평소 될 수 있으면 걷고, 일주일에 한 번은 야산이라도 갔다.

그런데 매번 산에 가면 아이젠, 장갑, 비상식량, 여벌 옷, 스마트폰, 자리 깔개 가운데

어느 것 하나를 빠트리는 바람에 산에서 아주 불편할 때가 많았다.

산 아래서는 참 하찮은 것인데 산 위에서는 여간 귀중한 것들이 아니다.

어느 때인가 용문산, 가섭봉에 올랐을 때는 비상식량을 잘 준비하여 싱크대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깜빡 잊고 오르는 바람에 배가 고파 힘들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산행에서 염두에 둘 것은 <119 구조 위치표지판>을 눈여겨보아 두는 것이다.
산에서 비상사태(실족, 골절, 저체온, 길 잃음,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임 등)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때 당사자는 물론 구조대원을 위하여 사고 위치 파악은 가장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 중 한 사람이 산에서 낙상하여 이별했기네 더더욱 가슴 아프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리 각 사람의 인생, 삶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내 몸의 건강 상태, 부부, 자녀, 친구, 집안 친척, 직장 동료 등과의 인간관계, 자기가 하는 일,

크고 작은 집안일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포클레인으로 막아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까짓 것 나중에 하지 뭐, 다음에 가지 뭐, 조금 이따가 만나지 뭐, 하다가 대형사고로 키우는 경우가 참 많다.

비상사태가 되는 거이다.

비상사태가 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조바심치고, 당황하고, 허둥대고, 자기가 지금 어떤 상황,

어떤 위치에 있는지 방향감각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산에서도, 삶에서도 겸손해야 한다.

아니, 겸손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