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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성장

1with 2018. 11. 23. 01:00



감나무를 꿈나무로 심다.     매실나무의 올바른 재배법 



젠가 작은 마당이 있는 50평 남짓한 작은 주택에 산 적이 있다.

마당의 한편에는 오래된 감나무가 있고, 그 옆으로 작은 화단이 있었다.

여름의 감나무는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사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가을을 넘어가는 감나무는 귀찮았다.

익어가는 감들이 나무에서 툭툭 떨어졌다.

익은 감이 떨어지면 추락 속도와 높이만큼 마당이 질퍽해졌다.

바로 치우지 않고 며칠을 두면 감 썩는 냄새에 벌레가 끓었다.

마당을 치우는 건 늘 주인의 몫이다. 이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하면,

떨어진 감 치우다가 가을이 다 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혹시 다음번에 마당 딸린 집에 살거든 키 높은 과실나무는 피하리라 생각했다.
 
작은 화단에는 매실나무와 블루베리 묘목을 사다 심었다.

어느 화초 골목에서 구입한 나무들이다.

매실나무는 성인의 배까지 닿을 만큼의 키였다.

가지들이 옆으로 잘 뻗어 건강한 나무로 보였다.

다음 해 봄, 매실나무는 꽃을 피웠다.

늦여름이면 몇 개라도 작은 매실이 열릴 것을 기대했으나

그해에도 다음 해에도 열매를 맺지 않았다.

사람이나 나무나 열매를 못 맺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

마당의 매실나무가 열매를 못 맺는 이유가 궁금해 인터넷을 뒤적였다.

          

“매실나무 중에 혼자 열매를 못 맺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수분수가 필요하다.”

          

수분수는 꽃가루를 주는 나무였다.

자기 꽃가루나 같은 품종의 꽃가루로 수정이 안 되는 나무들은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받아야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때 매실나무를 구입한 판매자를 찾아가당장 열매 맺는 나무로 바꿔주쇼.

아니면 수분수라도 주든가”라고 따졌어야 했을까.

그러나 게으른 몸은 딱 거기까지만 확인할 뿐이었다.

결국 열매를 맺지 않은 매실을 마당에 두고, 그 집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