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만에 만나는 규진 엄마다.
반가운 마음에 길에서 만나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맑고 투명한 사람이고, 밝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다.
배려심이 깊고, 나름의 향기로운 사람이다.
감동 꾸러기이다.
그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내 지론이다.
그동안 미세먼지로 고생했는데 오랜만에 청량감 가득한 초겨울 하늘을 만났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행신역과 우리 집 사이쯤에 위치한 초밥집을 찾았다.
내공이 느껴지는 아담한 식당이다.
고요한 것은 점심시간을 피해 1시 넘어 찾아갔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숙성이 잘 된 생선으로 초밥을 만들어 맛이 좋았다.
한 입에 꿀꺽 넘겨도 될 정도였다.
간간이 우동 국수 국물을 마시며 먹으니 눈 깜짝할 새 벌써 열 피스의 초밥은 사라졌다.
이런, 누가 다 먹었을까.
사과를 다람쥐가 아사삭하고 먹듯 나도 초밥을 꿀꺽 삼킨다.
작지만 작지 않은 것을 본다.
우린 서로 행복감에 취해 행신동 여기저기를 헤매다 늦어져
저녁밥 지으로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