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
- 나관중 저
- 이문열 역
- 민음사
- 2002.03.05
고등학교 때까지 역사서, 미술책 말고 저한테 가장 영향을 준 책이 삼국지입니다.
아마 몇십 번 읽었을 겁니다.
삼국지에서 제가 평생 잊지 못하는 부분이 두 부분이 있어요.
첫 번째는 수경 선생이 유비에게 제갈량을 소개해주는 부분입니다.
그분은 유비를 만나자마자, 유비의 운세를 다 읽고 있는 것 같은 말씀을 하세요.
수경 선생이나, 우리 옛날 고전에 삿갓 쓰고 나오는 도인들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용한 분'이라고 말하는 분들의 경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갖게 되었습니다.
또 한 부분은 유비가 죽으면서 제갈량에게,
"내 아들이 시원치 않으면 아들을 폐하고 네가 왕을 해라."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왕조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유비가 자기 군사 공명을 얼마나 신뢰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사람을 어떻게 그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부분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저도 사람을 그렇게 믿어보고, 또 그런 믿음을 받아보고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