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믹스는 1976년 12월, 동서식품이 세계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오늘날에도 커피 믹스 만드는 기술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커피 믹스는 커피에 프림, 설탕이 한 번에 들어가 있는 제품인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커피 믹스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안에 엄청난 한국인의
사랑관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인은 열정적이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앞뒤 물불 가리지 않고 푹 빠져 들고 간이나 쓸개니 모두 내주어버린다.
또한 급한 성격 탓에 긴 시간을 쭉 지켜보고 사랑에 빠지기보다는 한순간에 혹은 첫눈에
빠져 모든 것을 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성향은 다분히 인스턴트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사랑놀음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한국인은 열정적이면서도 끈적끈적하다.
쉽게 빠져들지만, 그 사랑이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는다.
첫눈에 빠지지만 오랜 시간 그 사랑을 지속시키는 열정과 끈기,
이런 게 바로 한국인들의 사랑이다.
바로 커피 믹스가 한국인의 사랑과 닮았다는 것이다.
커피 믹스 한 봉지에는 커피를 마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다.
따라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근사한 한 잔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 향은 어느 커피 부럽지 않게 진하고 그윽하며 오래간다.
빠른 시간에 끓여서 오랫동안 음미하며 마실 수 있는 커피,
이것이야말로 한국적 정신의 총체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