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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북한강변 양편으로 하얀 벚꽃이 너무 화사하게 피었다.
돌아오는데 친구가 “내일 비가 온다는데 저 꽃이 다 지면 아까워서 어떻게 해” 한다.
내일 비가 온다고 그럼 안 되지, 저 풍광을 어찌 놓칠 수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 터널 북한강변길을 짧은 구간이지만 걸었다.
걷다가 텀블러에 싸온 커피 한 잔 마시며 천지 산하를 바라보며 묵상하였다.
내가 팔각정에 혼자 앉아 커피 마시고 있는데, 50대 후반 어떤 아주머니와 애인 남자가
불쑥 나타나 화투 자리 깔개를 펴놓고 고스톱을 치면서 소란을 떤다.
나와 그들은 노는 방식이 다르니 하는 수 없이 배낭을 챙겨 메고,
공원 북편 한적한 풀밭으로 가서 바로 눈앞에 유유히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 소나무, 벚꽃에 취하여
나도 모르게 흥이 올라 ‘You Raise Me Up’을 읊조렸다.
내 노랫소리가 컸던지 어느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노랫소리 근원지를 확인하러 왔다.
나는 속으로 ‘얘야, 이 세상에는 벚꽃 화사한 이 찬란한 봄에 고스톱 치며 노는 사람,
너처럼 자전거 타고 노는 사람, 차 타고 벚꽃 보며 노는 사람, 이렇게 나처럼 노는 사람도 있는 거야,
그래서 세상은 재미있고, 유쾌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거란다’ 하였다.
내 좋은 친구와 북한강 양평군, 가평군 접경 지점 사기막골 코스로 차를 돌렸다.
내가 오랜만에 먹은 두부 새우젓 찌개가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동행한 친구는 청국장 맛도 좋았다고 한다.
2019년 봄꽃 완상玩賞 은 5월 철쭉 여행만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