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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되니?

1with 2019. 5. 16. 01:00



카페 1회용컵 단속 후 달라진 것은? 




친구들이 우리 집에 온 날, 새우 샌드위치가 맛있다고
한 친구가 포장해 달라고 한다.

샌드위치는 넉넉하게 만들어 여유가 있었지만,

커피까지 포장해 달란다.


<미안하지만 커피 포장은 어려워.>

이 말을 하면서 나는 속이 무척 쓰렸다.

아, 남편 서재에 가면 있겠다 싶어 가보니

역시 1회용 카페용 컵이책장 모퉁이에 있었다.

뚜껑까지 있어 친구에게 주긴 제격이었다.

남편은 1회용 종이컵을 무척 싫어한다.

<종이에다 커피를 담는 것이 말이 돼?

종이는 종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있는 거야.

종이는 책이나 노트의 공통분모야. 커피 같은 액체의 공통분모는 아니야.

조화를 무시해서는 안돼.

그리고 종이 냄새가 나서 커피맛을 흐리게 해.>

찬성하기는 힘든 고리타분한 논리다.

그러나 남편의 말을 오늘 잠시 접어두고 텀블러 대신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줬다.


오늘 하루,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전율을 느꼈다.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인가.

귀중한 하루가 저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