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아워 I, II
이국종 저
흐름출판
2018.10.02
2002년 이국종은 지도교수의 권유로 외상외과에 발을 내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원칙대로라면 환자는 골든아워 60분 안에 중증외상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해야 하고,
수술방과 중환자실, 마취과, 혈액은행, 곧바로 수술에 투입할 수 있는 의료진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의료 자원이 신속히 투입되어야만 하지만 현실은 원칙과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에 국제 표준의 중증외상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한
그의 지난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2002년에서 2018년 상반기까지의
각종 진료기록과 수술기록 등을 바탕으로 저자의 기억들을 그려 모은 기록이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사선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저자,
그리고 그 동료들의 치열한 서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냉혹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업(業)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각자가 선 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 치다
깨져나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흔적이다.
외과의사 특유의 시선으로 현장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잘 벼린 칼 같은 문장은 쉽게 쓰이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의사로서의
완벽주의는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사고 현장과 의료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절절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고,
한 단어 한 문장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을 통해 중증외상센터에서 만난 환자들의 삶과 죽음,
의료진의 고된 일상은 물론 그동안 언론에 익히 알려진 석해균 선장 구출,
세월호 참사 등도 현장을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입체적인 이야기로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