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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데이트

1with 2019. 7. 9. 01:00






강남역에서 오붓하게 엄마와 나, 둘이 만났다.

이른 시간이라 식당은 한산하더니 식사시간이 되자

구름 떼처럼 직장인들의 무리가 들어왔다.

남동생이 모시고 왔다.

아버진 또 출근하셨나 보다.


연세가 들어 이제 혼자 오시라고 말씀 못 드리겠다.

강남 또는 양재역 아니면 내가 용인으로 찾아가는 것이 요즘 엄마 만날 때의 모습이다.

여동생이 컨디션이 안 좋아 함께 못했다.


남동생은 출근하느라 얼굴만 차창 밖으로 인사하곤 가버렸다.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마치고 수다 떨고 싶어 강남에서 만나면 가는 빵집을 찾았다.

사람도 많아 항상 줄을 서서 계산을 하곤 먹는다.


빵 몇 개와 음료수 두 잔으로 엄마와 단둘만의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나오는 하품을 엄마가 보시곤 걱정하신다.

어제 못 잤니? 하시며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물어보신다.

난 아차 싶어 지난밤 엄마 만난다는 셀렘으로 4시에 깼다고 말씀드렸다.

어쩜 엄마란 존재가 흥분을 유발하나 보다.

도란도란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엄마가 준비해 오신 여러 가지(들깻가루, 된장 조금 등)를

구경하며 내 백에 쑤셔 넣는다.


내 모습이 엄마는 우스웠던 모양이다.

조용하신 그저 그저 여성스러운 엄마에게서 백합 내음이 난다.

난 언제 엄마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까.


비 온다는 소식에 먹장구름이 해를 가릴 때쯤 우린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