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겁 없고 초록물이 흥건하던 시절에는 커피가 내 삶에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쓴 맛이 도드라진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가 안 갔다. 직장 생활을 35년간 하면서도 믹스만 즐겼다. 때론 율무차를 마시곤 했다. 고소하고 달달해서 커피보다 부드러운 풍미로 좋았다. 간혹 식후 근무에 지장이 있을까 봐 믹스 커피를 마시곤 했다. 회사 층마다 밴딩 머신이 있어 그것을 마시기도 했다. 은퇴 후, 남편과 함께 교회 카페에서 어설픈 바리스타가 되어 교역자들과 성도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다 돌연 남편이 학원 등록하며 자격증을 등급별로 계속 따더니 학원 바리스타 강사와 로스팅까지 배워 본격적인 직업 전선에 나섰다. 그 덕에 난 집에서 로스팅한 신선한 커피와 간간이 블루베리 라테를 마시게 되었다. 지인들과 친구들로부터 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