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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장 갔을 때,

처음에 가을 땐, 아래 사진의 모습이었다. 1990년 겨울, 혼자 영국행 출장을 갔다. 히드로 공항에 내리니 새벽 5시, 현지 동료 데이빗이 데리러 나왔다. 공항에서 호텔로 데려다 주곤 오전 출근 시간에 다시 픽업 온다고 돌아갔다. 무척 친절했지만, 그의 까다로움이 살짝 보였다.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주면 어쩔까 고민하다, 면세점에서 산 술을 한 병 줬다. 반색을 하며 안 받으려고 했지만, 그 집에 두고 나왔다. 저녁 식사를 하고 데이빗 집에 잠시 들려 차 한 잔하고 나왔다. 10시 출근 5시 퇴근인 영국 출장에서는 여유가 있어 좋았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는 데이빗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29

출판사에서 교정.교열 보며

대학 이후 외국인 회사만 20년 다니다 이직했다. 출판사를 거의 십 년 넘게 다녔다. 처음에는 마케팅, 기획으로 입사했으나, 점차 일거리가 나에게로 들어왔다. 교정을 보며 재미있어하고 제법 잘 찾아내니 주어진 일에 더하기가 된 셈이다. 재미도 있었고, 결과도 좋았다. 여느 출판사와 차이가 있었던 것은 일반 도서도 출판했지만, 대한민국 미술 대전 도록을 출간함에 색을 감리하러 인쇄소에 정기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색 감리는 도판에 것과 실제 인쇄되었을 때 차이는 극명하게 다르기에 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숙련공의 일이기도 했다. 난 다행스럽게 그림 공부를 했던 적이 있어 반감 없이 덤벼들었다. 색 감리와 교정을 같이 봐야 했기에 이중고를 치렀다. 지금은 종이책의 인기가 없어지고 있어 다니던 출판사도 폐..

카테고리 없음 2022.07.28

여름이면 역시 열무김치국수다.

요즘은 김치찌개보다 냉면 같은 찬 음식이 당긴다. 잘 익은 열무김치에 국수를 말아 보려고 김치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음식도 계절을 타는 것 같다. 여름김치 재료는 열무와 얼갈이, 오이가 제격이다. 냉장고 속 신김치 통을 열어보니 새콤하지만 그렇다고 얕은 신맛은 아니며 양념과 잘 어우러져 발효가 잘된 열무김치가 있다. 물론 내가 만든 김치다. 엄마 물김치도 있지만, 열무김치가 국수에는 더 잘 어울린다. 엄마표 물김치는 내가 만든 것보다 따라갈 수 없는 간극의 맛을 낸다. 매년 여름이 되면 열무김치 국수로 군것질을 하게 된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