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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영, 식민지 트라우마

100년 전 조선의 천재였던 춘원 이광수는 양복 차림의 시체적 위장으로 식민지 시민의 열등감이 해결되지 않자 언어적 위장을 했다. 이광수는 상해에서 가장 권위 있다는 영자신문을 사서 광고만 훑어보고는 영자지를 주머니 밖으로 반쯤 나오게 찔러 넣는다. 모던 걸, 모던 보이는 양복을 입고 영어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 당시의 첨단 패션이었기 때문이다. 모던 여학생에게는 외국어 중에서도 프랑스어를 섞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할 정도였다. 외국어는 조선인에게 근대인이 되는 표지였다. 외국어는 실제 외국인과의 소통이나 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미개한(?) 조선인과의 분리를 위한 도구라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영자신문을 주머니에 꽂고 영어책을 보이게 들고 다니고 외국어를 조금 섞어서 말을 하는 게 ..

카테고리 없음 2022.08.04

참외 냉국

냉국, 국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여름을 날 수 있게 해주는 국물요리다. 아삭아삭한 오이냉국부터 쫄깃한 가지냉국, 해장까지 한 번에 되는 콩나물냉국 등 차갑게 먹을 수 있는 모든 재료들이 냉국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오이와 비슷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참외로 냉국을 만들었다. 오이는 채 썰고, 방울토마토는 씻은 후 반으로 잘랐다. 참외는 씨를 제거하고, 도톰하게 잘랐는데 이때 참외 씨를 버리지 않는다. 넣으면 향긋하고 자연스러운 맛까지 난다. 냉국엔 소금, 간장 약간, 설탕, 식초를 분리해 둔 참외씨를 넣고 믹서에 갈았다. 이 국물을 체에 걸러내면 끝이다. 오이, 참외, 방울토마토는 모두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참외씨를 갈아 넣은 국물 덕분에 참외의 향을 온전히 충분..

카테고리 없음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