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엄마를 향한 세레나데

1with 2017. 1. 28. 09:30






엄마! 오랜만에 생각을 적어봅니다.

제가  몇해 전 갑작스런 뇌출혈로 고생했죠.
회복한 난 완전 딴사람이 되었어요. 
행동도 굼뜨고 손발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으며 성격도 자기중심적으로 바뀌었죠.
누가 조금만 서운하게 하면 쉬 울음보가 터지곤 했어요.


엄마는 옛날 여성이라 현모양처 역할에 충실했죠. 
오랜세월 저의 더러운 성질에 원망을 품지도 않았고 오직 기도만 하실 뿐이었죠.
엄마처럼 예쁘고 훌륭한 여성이  평생 동안 장녀의 사랑이 미덥지 못했던 것은 정말 죄송해요.
엄마와 단 둘이서 이런 일 저런 일 얘기할 때마다 엄마는 오히려 못난 딸을 더 배려하시고, 
안스러워 하셨죠.

그런 엄마가 요즘 무기력해져서 일도 뒷전이고 멍하니 티브이만 쳐다보곤 하신다는 이야기에
코끝이 붉어져 옴은 피할 수 없어요.


엄마의 얼굴에 나타난 안도의 미소를 보면서 처음부터 사랑이 있었음을 발견합니다.
사람들은, 사랑은 순간이며 유통기한이 존재한다고들 하죠.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죠.
엄마의 자식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농도가 짙어지고 본능처럼 바뀌어 흡사 숨을 쉬는듯
느껴짐은 빚으로 남습니다.

이처럼 난 일깨움 속에서 살아가는 데 충분히 길들여져 있어요.
인생에는 늘 시련이 따른다며 사실 대부분은 이미 시련에 단련되어 있어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수시로 일깨워주고, 행복을 일깨워주셨죠.
세상에는 일기예보, 전염병 예보, 지진예보가 있지만 행복을 예보해 주는 사람은 없죠. 

사실 엄마는 나에게 행복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가끔 고부갈등할라치면 불쌍히 여기고 봉사활동 한다 생각하라고 권면하며
정 힘들땐 전화기 너머로 기도해주셨어요.
이내 평온한 마음으로 조용히 진정한 행복을 체험하게 하셨어요,
행복은 시끌벅적 화려하게 오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조용히 순백의 외투를
걸치고 따스하게 살갑게 감쌉니다.
엄마의 천금같은 기도의 소리로 행복을 느끼는 밤입니다.

엄마는 행복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음식에, 꽃구경도 가지요.

엄마를 무척이는 사랑하는 철없는 큰 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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