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마음 속 작은 틈을 발견하는 순간

1with 2017. 1. 4. 12:05

 

 

 

 

 

 

 

첫눈, 첫사랑, 첫 월급... 어떤 평범한 단어라도

'첫'이란 접두사를 만나는 순간 특별해진데.

사진은 막내와 나의 시어머님이시다.
새침하게 생기셨지만 어딘가 고고해 보이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크롭서클처럼 어머닌 흔적이 남는 분이다.

신앙으로 인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변한 지 이십여 년 되었다고 하시고

성품이 차가워 보이지만, 여리고 순수하며

며느리와 좋은 친구관계로 살아가고 있다.


이십 대 후반에 처음 만나고 조금은 경계(?) 아닌 경계를 했지만

이내 착하신 분임을 알고 시어머님이 아닌 친구 같은 분으로 남았다.

그렇게 늙음이 오기 전에 마지막 빛을 뿜어 내본다.


세상에 쉬운 사랑은 없다.

가끔은 오래된 기와집을 보면 높은 천장과 서까래가 매력적이다.

역시 천장과 인격은 높고 볼일이다.

어머님이 높은 천장처럼 시원하고 화끈한 부분이 있으시다.

한마디로 자양강장제 같은 친구랄까?

난 어머님을 사랑한다.

좀처럼 곁을 잘 안주는 스타일 이시지만 사랑이란 이름,

가족이란 이름으로 스며들었다.


밤새 잠을 뒤척이고 일어난 아침에는 주황빛 아침햇살이 커튼 뒤를 두드리고 있고

온갖 새소리가 가득하여지며 잠시 해가 가려지는듯하더니

습기도 서서히 일어난다.

그럼 곧 어머님 기침하시는 소리가 들린다.

아! 아침이구나! 를 느끼며 나 또한 기지개를 켜본다.

어제 그제 다친 발로 인해 평소보다 늦잠을 자게 된다.


어머님

아버님 가신 뒤로 불안, 초조병까지 와서 힘들어하시지만

종종 말벗이 되어드려 해소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작은 효도라고 생각해 본다.


겨울 하늘 한 조각은 계절을 보여줄 만큼 넉넉하지 못하지만

볼에 닿는 촉감이 분명 겨울이다.

이 겨울 어머님과 오손도손 더 정겹게 지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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