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아들에게

1with 2017. 2. 22. 08:41
 사랑하는 준영이답게 살아가야 할 너에게…   
  
 인생은 속도전이 아니다. 
 뒤처지는 것 같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내 인생, 주인은 나! 절대 주눅 들지 말아야 한다. 
 고민할 것도 생각할 것도 많은 너는 청춘이다. 
 꿈을 잃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다. 
  
 준영이는 아기일 때부터 누구를 귀찮게 한 적이 없었어. 오히려 기쁨을 
 선사했지. 학교 다니면서 어떤 선생님이라도 준영이를 칭찬하지 않는 선생님은
 한 분도 안계셨어. 열 분이면 열 분 모두 칭찬일색이셨지. 
 고등학교 때는 담임선생님이 오죽하면 아들 삼고 싶다고 하셨을까? 
 

대학교 때도 교수님이 아빠를  부르셔서 아들 잘 뒀다고 극찬을 하셨겠니.

 넌 엄마의 자랑이자 사랑 그 자체였다. 
 너와 함께한 순간순간은 행복이었어. 
 너로 인해 큰 기쁨을 맛 보았는데, 이젠 나라에 양보해야 하니 엄마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구나.  
 그저 매일 흐림이다. 
 준영인 모습에서 품위가 있어. 귀티가 졸졸 흐른단다. 누굴 닮아서 그럴까?
 성격에 반하고 인물에 취한다. 
 어디 보통 인물이니? 잘난 우리 아들, 준영이 사랑한다. 
  
 요트는 배의 일종이다. 요트는 뒷바람만으로 가지 않는다. 역풍이 오더라도 
 직진하는 것이 요트다. 인생도 요트와 다름없다. 
 이겨내고 나아가야 한다. 
 학교와 군은 다르지? 일단 군은 수압이 세다. 
 잘 견뎌서 너의 포부를 펼쳐 보거라. 
  
 세상의 모든 원리는 뿌린 씨앗만 돋아난다는 사실이다. 
 아련하디아련한,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일거야란 생각은 이제 꿈에서도 가지지 않겠지만, 그건
 안일한 생각일 뿐이다. 이젠 네 생활이고 준영이 터전이고, 가족들이다.
 가족은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힘의 원천이지. 자존감을 주는 곳이기도
 하고, 존재의 가치를 주는 곳이다.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해법을 만들어내고 극복해야 한다. 
 무언가는 너를 거침없이 공격할 것이지만 준영인 기도와 간구로 현명하게
 잘 이끌어 낼거라 믿어. 혹시 대립이나 마찰이 있을땐 아빠의 단호함과 
 진실함을 계승받아 잘 풀어낼거라 생각한다. 
  
 네가 처한 곳은 장점이 많잖아. 대학교 또는 고등학교 여타 친구들은 육군에
 지원해서 지금쯤 전방에서 그 추위에 눈 치우며 동상 걸리고 힘들텐데,
 준영인 따뜻한(?) 남쪽에서 훈련 받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멋지게 바라보는 하얀 군복의 멋드러짐은 봄이 오고 
 여름이면 연예인 바라보듯 선망의 눈빛이잖아.   
 

그리고 월급도 많이받잖아. 그것 뿐이 아니지. 원하면 큰 군함타고 해외도 갈 수 있잖아.

 열거해보니 셀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점이 많구나. 
 

고생스럽고 힘들지만 보람된 일이잖니?

 
 사랑한다 우리 준영 도령 
  
 언제나 정직한 자세와 성실한 배움의 자세가 중요하다. 넌 모두 갖췄지.
 아울러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준영이가 따를줄 믿는다.
  
 내 옆에 있을 사람,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준영인 잘 알고 있지? 
 스스로 사람으로 행복한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죽을 때까지 우리가 여행할 곳은 사람이야. 
 네 짝도 그러한 사람이 올거야. 
 먼저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지름길이란다. 
 누군가의 사랑으로 내가 크고, 나는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주고, 그렇게 이 
 세상에 사랑의 질량은 보존이 되는 모양이다. 
  
 가깝다는 것은 거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극복하는거래. 
 사랑은 식기 전에 다가가야 한다는 말 알지? 
  '몰랐어, 미안해' 라는 말은 절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대부분 그런 말은 자기합리화 뿐이라는 걸 말하는 거란다. 
  
 사랑하는 우리 막내, 준영아! 
 이번에도 너 혼자 다른 곳을 향하겠구나. 
 이별을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만날 때를 기다릴거다. 
 또 만나자. 또르~르~~ 
  
 연락 자주 주면 좋겠다. 편지라도… 
 많이 많이 사랑한다. 
  
  
  
  
  
  
  
  
  
 준영이를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번 임관식에 건내줘야겠다.

아들을 빼앗긴듯 마음은 아프지만, 본인이 선택해서 가는 길이니

축복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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