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상상력 사전

1with 2017. 2. 23. 21:16


 




몇년 전 구입하려던 책을 이제사 정신 차리고 샀다.


내가 쇼루밍족(showrooming)인 셈이다.

쇼루밍족은 오프라인 매장(쇼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 놀랐고, 어마어마한 내용에 놀랐다.

이 모든 내용이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을까 싶다.

베르베르베르나르는 진정 존경하는 작가이다.

생활 패턴이며, 글 쓰는 습관도 생동감 있는 카페에서

오전 시간을 할애해서 쓰니...


쌀쌀하지만 그 공기를 가르고 동네 거리를 걷는다.

아직 날씨가 책을 들고 산책하기엔 무리다.

문득 머리카락을 툭하고 건드리는 낯선 느낌에 시선을 돌려본다.


황갈색 물이 잔뜩 들어 표정이 달라진 낙엽이 그냥 가기 섭섭했는지

이제사 슬쩍 말을 건다.


차분한 계절, 2월이다.

한편에서는 봄을 맞이하는 흥분에 새해를 맞는 설렘이

심장을 요동거리게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간 살아온 일 년이 파도처럼 밀려와서는

온갖 이미지를 쏟아놓고 간다.

그리고 툭 던져지는 마음의 소리.

다른 어떤 소리보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이방 저방 곳곳에 욕심내며 펼쳐놓은 책들,

차분히 앉아서 오늘 내일을 책 속에 가둬보리라.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보내며...  (0) 2017.02.28
봄이 오나?  (0) 2017.02.27
아들에게  (0) 2017.02.22
생전에 아버님의 유일한 취미, 중국무술 영화 관람  (0) 2017.02.20
오래된 친구 같은 후배  (0) 2017.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