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 몇몇과 함께 선배의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웃고 떠들었던 밤이 지나 며칠 후 갑작스럽게 선배의 입원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처음에는 열이 많이 올라간 것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중환자실로 옮기는 상황이 되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겁이 덜컥 났다. 병원을 찾아 중환자실에 섰을 때 울음이 멈추질 않고 간절히 기도하며 괜찮을 거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들리는 기계음이 예전에 내가 낙상으로 7개월 동안 입원했던 풍납동 아산 병원이 생각나 아득했다. 오렌지빛 조명 아래 객석을 향해 말하던 선배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린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 선배는 그 길로 먼길을 떠나고 없지만, 그의 작품을 살아 숨 쉰다. 그 지경까지 아파도 말도 않고 연극 무대에 오르던 선배가 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