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김치찌개보다 냉면 같은 찬 음식이 당긴다. 잘 익은 열무김치에 국수를 말아 보려고 김치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음식도 계절을 타는 것 같다. 여름김치 재료는 열무와 얼갈이, 오이가 제격이다. 냉장고 속 신김치 통을 열어보니 새콤하지만 그렇다고 얕은 신맛은 아니며 양념과 잘 어우러져 발효가 잘된 열무김치가 있다. 물론 내가 만든 김치다. 엄마 물김치도 있지만, 열무김치가 국수에는 더 잘 어울린다. 엄마표 물김치는 내가 만든 것보다 따라갈 수 없는 간극의 맛을 낸다. 매년 여름이 되면 열무김치 국수로 군것질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