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31

오 월의 추억

친구와 헤어진 후 차를 기다리다가 건물 입구에서 눈에 들어온 지난 오 월의 붉은 장미가 흐드러진 어느 집 담장 옆을 남은 친구와 나란히 걷다가 누군가가 비틀거렸는데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나온 말, 그것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잖아. 바람에 라일락 잎들이 흔들리던 것도, 비 오던 날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 한쪽 어깨를 적시던 것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통만두를 사이에 두고 웃던 것도 다 기억하고 있다고... 오늘의 생수 한 잔과 친구의 가느다란 손가락도 오래오래 기억할 거라고...

카테고리 없음 2022.07.11

초여름의 텃밭 풍경

고추가 상에 오르고, 양상추 잎이 동그랗게 모이고 상추가 매일 상에 오른다. 첫 물 오른 부추로 담근 부추김치가 어제 바닥을 보였고, 오이소박이는 벌써 두 통을 담가 먹었다. 명이로 만든 장아찌는 귀한 반찬이라 다른 집에 선물도 못줬다. 장아찌 통이 비면 곰취로 채워야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쪽파, 양파, 깻잎 등이 선물로 들어왔다. 완두와 라즈베리에 꽃이 피고 앵두가 다글다글하다. 튤립이 지고 장미는 한창이더니 이젠 색도 허옇게 변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토마토 떨어진 자리에서 토마토 싹이 나왔는데, 그 당연함이 몹시 새삼스럽다. 텃밭이 제일이다. 그런데 손에서 나는 고수 냄새는 언제 사라질까?

카테고리 없음 2022.07.10

유 월의 어느 날, 일기

걸어서 돌아오는 길이 좋다. 복잡한 길을 걷는 것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달리는 자동차들과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지나치는 걸 겁내지 않고 걸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저녁이 오면 더 좋다. 그러나 난 이런 시간을 자주 못 가진다. 저녁 준비로 집엔 5시 이전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엔 사람들을 자세히 볼 수 없어 더 좋다. 걷는 이들은 뭔가에 쫓기듯이 점점 더 빨리 나를 지나친다. 다가온 순간 벌써 저만큼 멀어져 있다. 그런 시간에는 아무도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아니 내가 그곳에서 무얼 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이들은 사랑스럽다. 그 순간에 일종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걸 보면서 행복하다. 어둠이 내리는 거리를 혼자서 걸으며 노래를 불러도..

카테고리 없음 2022.07.08

한 번 더 견뎌내기

남극의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올 무렵이면 펭귄들은 남극 대륙 중에서도 당연히 영하 70도를 넘나드는 가장 추운 내륙으로 이동한다. 일부일처를 고수하는 펭귄들은 짝짓기 후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날개로 덮어 따뜻하게 해 주어 부화시킨다. 수컷이 알을 품는 사이, 알을 낳느라 지친 암컷은 수컷에게 알을 맡긴 후 영양 보충을 하고 새끼에게 먹일 먹이를 구하러 다시 해안가로 떠난다. 수컷 펭귄은 최소한 두 달은 음식을 먹지도 않은 채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 시속 40km의 강풍을 견디며 알을 품는다. 우리 인간의 인내력은 매우 약하다. 고통이나 좌절을 겪거나 실패하거나 절망할 때 붙잡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일을 하든지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한번 더 견디는 게 중요한 이유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06

순두부 찌개로 파스타 만들기

남편이 순두부찌개를 좋아한다. 얼큰 칼칼하고 뜨끈뜨끈한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꿀조합 파스타이다. 얼큰한 파스타 재료(1인분) 파스타면 120g 순두부 1/3 팩 양파 1/4 개 대파 크게 한 줌 물 360ml 간 돼지고기 60~70g 고춧가루 1 큰술 파스타 토마토소스 4 큰술 간장 2 큰술 설탕 1/3 큰술 소금 1/3 큰술 청양고추 2 개 마늘 2 알 참기름 3 큰술 또는 고추기름 3 큰술 1. 이번엔 찌개가 아니라 파스타로 먹을 것이라 양파와 대파를 다지지 않고 길게 채 써는 정도로 썰어줍니다. 냄비에 참기름과 고추기름을 넣고 다진 고기, 대파, 양파를 넣고 중불에서 고르게 잘 볶아준다. 2. 대파, 양파, 고기가 한데 어우러져 충분히 볶아지고 고기의 기름기만 남도록 볶아주는데 대략 중불에서 4분..

카테고리 없음 2022.07.03

알 감자 조림

재료 알감자 1kg 물엿 200ml 물 200ml 양조간장 5 큰술 크러쉬드 페이퍼 한 큰 술 다진 마늘 반 큰 술 대파 2 큰술 (큰 술은 밥숟가락 기준) 알감자 조림은 껍질째 먹는 거라 세척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찬물에 씻어 내어 알감자의 아린 맛을 제거한다. 알감자는 자라다만 작은 감자로 아린 맛이 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한번 초벌 삶기를 하면 아린 맛이 나지 않는다. ​ 아린 맛을 제거한 알감자는 웍에 넣어 주고 물엿 한 컵 계량컵 기준 200ml 넣어 뚜껑을 닫고 중 약불에 20분간 조림을 한다. 물엿의 단맛으로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 감자에서 수분이 나와 타지 않는다. 20분간 물엿만 넣고 조림한 거라 이미 알감자는 익은 상태이지만 쪼글쪼글하게 알감자는 조려야 하니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02